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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끼니·손님 접대용에는 '카나페'가 최고

가을은 문화의 계절.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좋은 그림 한 점을 눈에 들여놓고 싶은 시기다. 갤러리 전시가 시작되는 오프닝 날이면 조예진(27.갤러리 무향거 큐레이터)씨는 아티스트 리셉션 음식을 손수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전통적인 작품이 전시될 때는 무향거의 김봉화 관장이 직접 떡 막걸리 등 한국적인 메뉴를 준비하지만 그 외 전시 때는 그녀가 와인에 어울리는 간단한 카나페를 만든다.

"리셉션 음식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서로 교제를 나누기 위한 음식입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배부르게 먹는 메인 식사가 아니라 카나페를 비롯한 오르되브르(Hors d'oeuvre)를 주로 준비하죠. 주변에 미술작품이 있기 때문에 국물이 튀고 흐르거나 여기저기 소스가 묻는 음식은 피합니다. 서서 먹기 좋도록 간단하게 포크로 집을 수 있거나 맨손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만들어요."

대학 시절 혼자 살면서 공부하랴 작품 하랴 바쁘다 보니 요리하기도 쉽지 않아 간단한 음식을 주로 해먹었다는 조예진씨. 처음엔 빵 사이에 남은 샐러드와 치킨 등을 넣어 먹다가 빵 대신 좋아하는 크래커를 사용해봤다.

간식으로 먹을 때는 딸기 라즈베리 등 베리 종류를 요거트와 섞어 크래커에 올리고 끼니 용으로는 참치 햄 등의 소재를 마요네즈와 섞어 먹었다.

그것이 바로 카나페란 파티 음식인 것을 알게 된 건 각종 갤러리 오픈 리셉션에 다니면서부터다. "역시 먹는 건 통하는 것 같아요. 그냥 한 끼 때우려고 해먹었던 음식이 리셉션을 장식하는 멋진 요리로 나온 것을 보고 좀 더 예쁘고 맛있게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파티나 손님 접대에도 잘 어울리는 카나페(Canape)는 '긴 의자'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됐다. 긴 의자처럼 생긴 식빵을 잘라 만든 요리라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19세기 초부터는 전채요리를 뜻하는 오르되브르 가운데 한 가지로 분류됐다.

호기심과 감각을 자극하는 카나페는 자신만의 감각과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소재다. 카나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만들기 쉽다는 것. 요리의 고수가 아닌 왕초짜라도 쉽게 솜씨를 뽐낼 수 있는 초간단 요리다. 굽거나 볶을 필요 없이 있는 재료를 입맛에 맞게 섞어 크래커나 빵 위에 올려놓으면 끝. 준비도 쉽고 모양도 예쁘며 한 입 크기로 먹기도 편하고 맛도 좋아 손님 접대와 파티의 전채로 최고다.

카나페에는 정석이 없다. 색과 맛을 고려한다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재료가 되며 자신의 손을 통해 작품이 탄생된다. 그래도 몇 가지 룰은 있다.

우선 장식적 효과와 함께 음식의 궁합을 생각해야 한다. 크기는 한 입 사이즈로 하며 카나페마다 특색을 갖도록 만든다.

카나페의 재료로 부드럽거나 따뜻하고 촉촉한 빵을 쓸 경우 재료의 수분이 스며들어 빵이 금방 눅눅해지고 부서지기 쉬우니 크래커나 딱딱한 바게트 빵을 쓰는 것이 좋다. 식빵 카나페는 맨 빵보다는 씹히는 느낌을 위해 바삭 하게 구워서 만든다. 크래커 카나페를 만들 때는 단 맛이 나지 않는 크래커라야 부 재료와 잘 어우러진다.

치즈는 맨 위에 놓으면 처지니 되도록 밑에 놓도록 한다. 완성된 카나페를 접시에 담을 때는 겹치지 않게 넓게 펼쳐 담는다. 너무 미리 만들어놓으면 재료가 말라버리니 서빙 직전에 만든다.

다음 번 무향거의 전시회 때 맛볼 조예진씨의 카나페와 오르되브르는 어떤 것들일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 다양한 카나페와 오르되브르들

▷참치 카나페
통조림 참치, 말린 크렌베리(또는 건포도), 마요네즈, 후추를 섞어 크래커 위에 올린다. 마요네즈를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하고 물기가 많이 생기니 적당량만 사용한다.

▷게살 카나페
다진 게맛살, 사과 다진 것에 간장, 와사비, 레몬즙, 후추, 다진 파를 섞어 크래커 위에 올린다.

▷딸기 카나페
크래커 위에 딸기크림치즈를 얹고 딸기를 예쁘게 잘라 모양을 낸다. 디저트로도 괜찮고 크래커 대신 베이글을 이용하면 아침식사로도 그만이다.

▷연어 룰라드 카나페
연어룰라드는 마켓에서 구입하거나 훈제 연어를 얇게 펴 허브 섞은 크림치즈를 바르고 돌돌 말아 준비한다. 바게트 빵에 연어 룰라드를 잘라 얹고 차이브로 장식한다. 연어 룰라드가 짜기 때문에 크래커보다 바게트 빵이 제격이다.

▷에그 오르되브르
계란을 삶아 껍질을 까고 반을 자른 뒤 노른자를 떼어내 마요네즈, 허브와 함께 섞은 후 짤주머니에 넣어 흰 자위 안에 다시 넣고 허브를 조금 뿌려준다.

▷카프레세 오르되브르
방울 토마토, 이와 같은 크기의 프레시 모짜렐라치즈, 프레시 베이즐을 꼬치에 끼워 접시에 담고 올리브오일, 발사믹 비니거, 이탈리언 드라이 허브를 고루 뿌린다. 프로슈또를 더하면 더욱 좋다.

▷치즈 플래터
브리 치즈, 양젖 치즈, 잭 치즈, 페타 치즈 등 좋아하는 치즈를 예쁘게 접시에 담고 치즈나이프와 크래커, 파슬리로 장식한다. 견과류와 과일 류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좀 딱딱한 치즈는 미리 잘라놓는다.

글 사진 스텔라 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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